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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FP&A 실무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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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FP&A를 ‘숫자 다루는 직무’로만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면, 단순히 숫자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리포트화’하고, ‘해석’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FP&A 실무자의 시선에서, 숫자를 어떻게 다루는지보다, 숫자로 무엇을 ‘보여주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숫자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ERP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류하고, 집계하는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어떤 사람의 리포트는 ‘의미’를 전달하고, 어떤 리포트는 ‘단순 정보’만 나열된다.

리포트화란, 단순 정리가 아니라 구조를 잡고 메시지를 담는 일이다.

예를 들어,
• “마케팅비가 2억 증가했다”는 수치 자체보다,
• “A 캠페인 투자로 매출이 10억 증가했으며, ROI가 500% 이상”이라는 메시지가 훨씬 전달력이 있다.

FP&A 리포트는 숫자를 ‘정리’하는 게 아니라, 사업의 흐름을 읽게 해주는 구조로 스토리화해야 한다.

2. 해석이 없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


좋은 리포트는 숫자 그 자체보다,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를 해석한 문장 한 줄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 “이익률이 하락했습니다”는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지만,
• “원가율은 동일했으나, 고정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여 이익률이 감소했습니다”라는 문장은 경영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준다.

수치는 현상의 결과일 뿐이고,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선,
• 사업 구조를 이해하고
• 각 부서의 흐름을 파악하고
• 수치 이면의 논리를 추적하는 과정이 필수다.



3. 전달 방식이 숫자의 힘을 좌우한다


보고서는 숫자만 가득해선 안 된다.
임원이 보는 보고서는 길어야 5초 안에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건 다음 세 가지다:
• 한 장 안에 끝나는 요약 구조
• 숫자보다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표현 방식
• 강조할 부분은 도식화하거나 색상으로 구분

예산안이나 실적 보고서에서도 숫자는 부차적이고, ‘요약’과 ‘메시지’가 핵심이 된다.
보고를 받을 사람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이 뭔지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게 숫자를 배치해야 한다.

예산 1,000줄을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익 하락 요인은 이 세 가지입니다”라고 명확히 정리해주는 것,
이것이 FP&A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전달력이다.



4. 숫자로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


FP&A는 숫자를 다루는 직무지만,
실제로는 숫자를 ‘말하게 하는’ 직무다.

리포트를 만드는 기술, 엑셀을 다루는 스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 무엇이 핵심인지 판단하는 감각,
• 수치를 해석하는 분석력,
• 그것을 한 줄로 요약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숫자가 아니라 경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FP&A 실무는 단순한 숫자 정리가 아니다.
숫자에 메시지를 담고, 그 메시지를 통해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나 역시 처음엔 ‘보고서’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
• 왜 보여줘야 하는가,
•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 글이 FP&A 직무를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실무의 깊이를 엿볼 수 있는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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