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집을 부동산 불장 직전에 들어가 6억이라는 시세차익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후회가 남는 이유는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분명 ‘잘한 선택’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의도치 않게 실거주와 투자용 집을 분리한 것이다.
당시 내가 매수한 집은 재개발 구역에 있는 멸실 예정 주택이었다. 당연히 실거주가 불가능했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다른 집을 구해야 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보증금 1억 3천의 다가구 전세집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선택이 내 커리어와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돌봄이 가능한 위치, 그리고 직장에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
그 전세집은 아이 돌봄을 도와주실 부모님 댁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직장인 엄마로서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도움을 가까이에서 받을 수 있었기에 아이를 믿고 맡기고, 회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시기는 빠른 승진과 안정적인 직장생활로 이어졌고, 지금의 나를 만든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했던 실거주 분리
당시 보증금 1억 3천이라는 금액은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저렴한 수준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이 필요 없었고, 월세도 없었기 때문에 거주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만약 투자용 집에 무리해서 실거주까지 했다면 대출이자, 관리비, 기타 유지비 등 비용 부담이 훨씬 컸을 것이다.
이처럼 실거주와 투자용 부동산을 분리하는 것은 재정적 여유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거주 분리의 목적과 장점
1. 생활의 안정성 확보
실거주지는 생활의 기반이 되는 곳이다. 교통, 돌봄, 직장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결정하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투자 수익만을 보고 입지나 상태가 불편한 곳에 거주하면, 결국 일상에 피로가 쌓이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에도 영향을 준다.
2. 전략적 자산 운용 가능
실거주 분리는 자산을 더욱 전략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해준다. 투자용 부동산은 수익률 중심으로, 실거주 부동산은 안정성과 생활 편의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돌이켜 보면, 투자용 집과 실거주 집을 구분했던 선택은 매우 잘한 결정이었다. 당시엔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와 가족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어떻게 살아냈는가라는 점. 이 경험은 다음 집을 선택할 때도, 부동산 전략을 짤 때도 내게 확고한 기준이 되어주고 있다.